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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번역

괴담 신미미부쿠로 - 가마

백작하녀 2012. 1. 27. 13:25
저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무단번역이므로
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第三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50화. 가마(※1)

※1. 원문은 '오미코시(お神輿)'.
일본에서 신이 탄다는 가마.

(사진을 클릭하시면 원본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라쿠텐

스튜어디스 K씨가 큐슈(九州)에서 어느 호텔에 숙박했을 때 일이다.
밤중에 왠지 방 안이 소란스러워서 잠이 깼다.

"어여차, 어여차, 어여차. "
어쩐지 축제 때 같은 남자들 목소리.

'오늘이 축제 날인가? '
순간적으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한밤중이었다.
게다가 그 구령 소리는 방 안에서 나고 있었다.

"어여차, 어여차, 어여차. "
왠지 침대 주위가 들썩들썩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머리맡의 전등을 켰다.

'앗! '
아주 조그만, 합피(※2)를 입은 남자들이
가마를 메고 방 안을 누비고 다니는 것이 아닌가.

너무나도 이상한 광경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것은 틀림없이 인간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키는 20cm도 되지 않았다.
그것들이 마치 장난감 같은 가마를 메고 있었다.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건 그대로 놔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K씨는
불을 끄고 얌전히 자기로 했다.

한참 동안 그 축제 소리가 계속 들렸지만
어느샌가 그 소리도 사라졌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에 체크아웃을 하려는데,
로비 구석에 있는 유리 케이스에 문득 눈길이 갔다.
"앗! 이거……. "

유리 케이스 속에 가마를 멘 인형이 들어 있었다.
그 인형들의 의상, 표정, 크기, 그리고 가마…….
간밤에 방 안에서 본 작은 사람들 모습 그대로였다.

'내 방에서 떠들었던 게 이 인형들이었구나. '
그렇게 K씨는 묘한 이해를 했다고 한다.


※2. 합피(法被 · はっぴ) : (상점의 점원이나 축제 참가자 등이 입는)
상호, 구호 등이 찍힌 겉옷.


사진 출처 :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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