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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번역

괴담 신미미부쿠로 - 벨보이

백작하녀 2012. 1. 29. 16:13
저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무단번역이므로
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第三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52화. 벨보이(bell boy)

오사카 키타구(北区)에 있는
T호텔에서 생긴 일이다.

어느 뮤지션이 그 호텔에 묵었다.
원래 그날은 빈 방이 없다는 이유로
숙박을 거절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그 호텔이 마음에 들어서
평소에 자주 이용했고,
다음날 콘서트를 할 공연장도 호텔과 가까웠다.
게다가 키타구의 번화가도 코 앞이라는 이유까지 있어서
끈질기게 부탁했다.

"아무 데나 괜찮아.
어차피 난 근처에서 술이나 퍼 마시고
떡이 되어서 잠만 잘 거니까,
아무 방이라도 불만은 없어. "

그러자 호텔측은
"그럼 방 하나만 준비하겠습니다. "
라며 방을 잡아 주었다.

방에 들어갔는데, 왠지 향 냄새가 났다고 한다.

그는 그대로 짐을 풀고 동료들과 합류해
오사카에 갈 때마다 그랬듯이 키타구 번화가로 몰려갔다.

밤 2시가 넘었을 때, 호텔 방에 돌아간 그는
술에 취해서 그대로 침대에 쓰러졌다.

바로 그 때,
똑, 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어? 동료가 찾아왔나? '
문 앞으로 걸어가서 렌즈 구멍을 보았다.
호텔 벨보이가 서 있었다.

"실례합니다. 프런트 직원인데요, 방에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
문을 열어 주었다.

"감사합니다. "
벨보이가 들어왔다.

"전에 숙박하신 손님께서 두고 가신 게 있다는데,
잠시 찾아 봐도 괜찮으시겠습니까? "

그렇게 말하고 방 안 여기저기를 부스럭부스럭 뒤지는가 싶더니,
침대 밑에 거의 기어들어가다시피 들여다보고는
"죄송합니다. "
라고 인사하고 방에서 나가는 것이었다.

"뭐야, 이런 밤중에. "
그는 투덜거리며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자 똑, 똑.
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아, 뭐야! "
벌떡 일어나서 다시 렌즈 구멍을 보니
또 아까 그 벨보이였다.

그리고
"실례합니다. 프런트 직원인데요, 방에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
라고 했다.

찾는 물건이 정확하게 어디 있는지 알게 된 걸까 하고
그는 다시 문을 열어 주었다고 한다.

"전에 숙박하신 손님께서 두고 가신 게 있다는데,
잠시 찾아 봐도 괜찮으시겠습니까? "

똑같은 말을 또 하고는 방 안을 구석구석 헤집었다.
같은 자리를 똑같이 들여다보고
"죄송합니다. "
라고 인사하고 나갔다.

좀 화가 나기 시작했다.
"여기 좀 와 봐요. "
그는 프런트에 전화해서 다른 직원을 불렀다.
즉시 호텔 직원 세 명이 달려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
"무슨 일이냐니, 여기는 일을 어떻게 하는 거예요?
앞 손님이 놔두고 간 게 있다고 이 시간에 마음대로 방에 들어오고.
직원 교육을 안 하는 거 아니예요? "

그러자 직원이 창백한 얼굴로 물었다.
"그 벨보이 유니폼 칼라(collar) 색깔 기억나세요? "

그의 대답을 들은 직원은
"……아……,
손님, 현재 저희 호텔 종업원 제복 칼라에 그 색깔은 쓰지 않습니다. "
라면서 자기 옷 칼라를 보여 주었다.
"그게 무슨 말이죠? "

사실은 몇 년 전에, 그 방에 묵은 손님의 짐이 분실된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상당히 중요한 물건이었는지, 젊은 벨보이에게 책임을 물어
윗사람들도 벨보이를 질책했다.
견디다 못해 벨보이는 그 방에서 목을 매고 자살했다고 한다.

그날은 그 벨보이의 기일이었는데, 낮에 스님을 불러서
제단을 만들고 공양을 올렸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그는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로 말했다.

"아, 그래서 이 방에서 향 냄새가 났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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