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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第三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54화. 타이베이(台北 Taibei)의 호텔

어느 게임 회사 사장 S씨와
S씨의 지인 T씨, 이렇게 두 사람이
타이베이에 있는 어느 호텔에 묵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도저히 입맛에 맞지 않았다.
"모처럼 대만 변두리까지 왔는데……. "
S사장이 약간 불만스러워하자 T씨가 말했다.

"사장님, 이런 데 오면 포장마차에서 먹는 게 최고예요.
어때요? 밖에 나가 보실래요? "
"아, 그것도 그렇네. 그럼 나가 볼까? "

S사장과 T씨는 당장 방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프런트가 있는 1층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왁자지껄 떠들면서 무심코 표지판을 봤는데
엘리베이터가 1층에 내려가지 않고 위로 올라가고 있는 게 아닌가.

"누가 위에서 기다리나봐. "
땡―
벨이 울리고 웅―하며 문이 열렸다.
칠흑같은 어둠에 잠긴 복도가 나타났다.

"어? "
표지판을 보니, 정지한 곳은 8층이었다.
거기서 누가 기다리는 것도 아니었다.
어째서 일류 호텔에 이렇게 캄캄한 층이 있을까?

이상하게 생각한 그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어쨌든 내려가려고 다시 한 번 1층 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엘리베이터가 반응하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야? "
S사장이 버튼을 딸깍딸깍 누르자,
복도의 암흑 속에서

또각, 또각, 또각, 또각,
하이힐을 신은 발소리가 들려왔다.
직감적으로 뭔가 위화감이 드는 소리라고 느꼈다.

그렇다!
그 호텔 복도에는 분명히 융단인지 뭔지 푹신한 게 깔려 있었다.
그런데 그 하이힐 소리는 딱딱한 바닥을 또박또박 밟는 소리였다.
게다가 그 소리가 층 전체에 크게 울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또각, 또각, 또각, 또각…….
점점 엘리베이터에 가까워져 왔다.

'이렇게 어두운 복도에 여자 혼자? '
그렇게 생각한 순간, 복도의 어둠 속에서
무릎부터 발까지만 있는 여자 다리가 드러났다.
그 다리 끝에 있는 것이 하얀 하이힐.

"으아악! "
S사장과 T씨는 비명을 지르고
엘리베이터의 '닫힘' 버튼을 필사적으로 딸깍딸깍 눌러댔지만
여전히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이 엘리베이터를 8층에 부른 건 저 하이힐 신은 여자다.
저 여자가 탈 때까지 이 엘리베이터는 절대 안 움직여! '

이제 여기서 도망칠 수밖에 없다.
또각, 또각, 또각.
이제 코 앞까지 왔다.

"사장님, 저기 비상계단요! "
T씨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쪽으로 오는 흰색 하이힐 뒤에 비상구 램프가 보인다.

"어떻게 하실래요? 사장님. "
이대로 저 하이힐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보다는
저것을 돌파하고 비상계단으로 탈출하는 게 그나마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 가자! "
S사장의 말에, 두 사람은 쏜살같이 복도를 내달렸다.
흰색 하이힐의 바로 옆을 지나, 비상구 문을 쾅 열었다.
그리고 그들은 일사불란하게 비상계단을 달려내려갔다.

2층부터는 비상구에서 실내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라서,
그대로 복도에 뛰쳐나갔다.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확인해 보니, 엘리베이터는 아직 그대로 8층에 정지해 있었다.
복도 안쪽에 있는 계단으로 간신히 프런트에 도착했다.

헉, 헉, 두 사람이 로비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데
땡―하는 엘리베이터 벨 소리가 들렸다.
헉 하고 놀라서 엘리베이터를 보니, 웅―하며 문이 열렸다.

그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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