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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第三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56화. 파트너의 방

오사카에서 활동하는 젊은 개그맨 콤비
'D'에게 요코하마(横浜)에서 섭외가 들어왔다.

'D' 멤버 두 사람은
전날에 미리 요코하마에 가서
신요코하마(新横浜)역 근처에 있는 호텔에 숙박했다.
'D' 멤버 K군과 M군은 서로 붙어 있는 옆방을 배정받았다.

저녁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곧장 두 사람은 번화가에 나갔다.
호텔에 돌아갔을 때는 밤 11시가 넘었다고 한다.

M군이 침대에 누워 TV를 보고 있었는데,
파트너 K군이 있는 옆방에서 쏴― 하는 샤워 소리가 났다.
그와 동시에 즐거운 듯한 이야기 소리도 들려왔다.
분위기로 보아, 아무래도 전화로 여자친구와 이야기를 하는 모양인지
대화에 활기가 있었다.

문득 시계를 봤다.
밤 12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M군은 그대로 한참 TV를 봤는데
옆방에서 새어나오는 샤워 소리와 전화 소리가 계속 이어졌다.

'저 녀석, 샤워기 틀어놓고 까먹었구나.
정신을 어디다 둔 건지……. '

이윽고 2시가 넘어, TV 방송을 종료하는 채널이 생겨났다.
아직도 샤워 소리와 말소리는 나직하게 계속되었다.
여자친구와 통화하는 게 어지간히 즐거웠는지
웃음소리도 들리는 것 같았다.

'쟤는 무슨 얘기가 저렇게 재미있을까? '
호기심이 생겼다.
내일 놀려주고 싶은 마음도 생겨서
컵을 옆방 쪽 벽에 대고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목소리는 들리는데 대화 내용을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위치를 바꿔 봐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단지 유쾌한 웃음소리만 귓가에 선명하게 남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잠이나 자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도 목소리가 들렸다.
결국 M군이 잠들 때까지
샤워기 소리와 말소리가 끝없이 들렸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M군은 호텔 로비에서 파트너 K군을 만나자마자
놀리기 시작했다.

"너 말이야, 적당히 좀 해라.
여친이랑 밤새도록 닭살돋는 얘기나 하고.
내가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잤잖아. "

그러자 K군이 말했다.
"나, 그 방에 없었어. "

"무슨 소리야? 목소리를 들었는데. "
"아니, 난 잠깐 있다가 방을 바꿔서……. "
K군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침대에 천장을 보고 똑바로 누워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고 한다.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버리고 한 개비 더 피우려는데
테이블 위에 놓아 둔 담뱃갑이 없었다.

'어? '
방 안을 둘러봤지만 아무데도 없었다.
그래서 설마 하고 침대 밑을 봤더니 거기 있었다.

'왜 이런 데 떨어졌지? '
이번에는 머리맡에 담뱃갑을 두고 두 개비째 피웠다.
다 피우자, 또 담뱃갑이 없었다.
그리고 침대 밑을 들여다보니 있었다.
몇 번 그러기를 반복했다.

이 위치에서 침대 밑으로 떨어질 리가 절대 없다고 생각해도
담배를 찾으려고 하면 어느샌가 사라져
반드시 침대 밑에 있었다.

기분이 안 좋아서 호텔 프런트에 전화했더니
아무것도 묻지 않고 즉시 방을 바꿔 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그 방에 없었어. "
"엇……. "
M군은 말문이 막혔다.

"그럼 내가 들은 목소리는 뭐야!? "

게다가 또 이상한 것이, 호텔 프런트에서 K군에게 준
숙박비 명세서에 전화요금 3천 몇 엔이 있었다.

"저는 그 방을 안 썼는데요. "
"앗, 죄송합니다. "
K군의 말에, 프런트 직원이 당황해서 그 명세서를 치우려고 했다.

'혹시……. '
머리 속에 뭔가 떠오른 M군은 프런트 직원에게 물었다.
"잠깐만요. 그 전화 상대방 번호 알 수 있을까요? "

호텔측이 컴퓨터로 출력해 준 통화내역에는
'수신 : ――――――――――――' 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즉, 전화가 아무 데도 연결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아무도 없는 옆방 전화는
분명 어디론가 연결이 되어서 누군가가 통화를 했다.

그리고 3천 몇 엔짜리 청구서가 남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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