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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第三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61화. 회의실의 목소리

'신미미부쿠로'가 어느 회사에서
전자책 CD로 나왔다.

그 회사 담당자 S씨가
"샘플이 나왔습니다" 라며
출판사에 찾아왔다.

그 때, 마침 어느 잡지에서
'신미미부쿠로' 특집기사를 쓰고 싶다고
편집 담당자가 와 있어서,
'신미미부쿠로' 저자 두 명에 담당자 T씨까지
모두 네 명이 회의실에서 미팅을 했다.

그 때, S씨가 노트북을 들고 회의실에 나타났다.
"그럼 샘플을 보시겠어요? "
노트북을 열고 전자책 CD를 넣었다.
그런데 좀처럼 화면이 뜨지 않았다.

이것저것 만져 보다 30분이나 지났을 때,

"왜 그래? "
라는 어린 여자아이 목소리가 나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헉 하고 방 안을 둘러보았다.

여덟 살쯤 된 여자애 목소리였다고
견해가 일치했다.
물론 그런 여자애가 출판사 회의실에 있을 리 없다.

그 후에 '신미미부쿠로' 만화화 기획이 있었다.
나는 친한 만화가 H씨를
담당자 T씨에게 소개하려고 출판사에 데려갔다.

회의실로 안내받아 나와 H씨,
그리고 담당자 T씨가 방에 들어갔는데
그날 회의실에 들어간 사람은 우리가 처음이었는지
초여름이었는데 냉방이 꺼져 있었다.

나는 회의실에 들어가자마자
냉방 스위치를 켜려고 창가에 다가섰다.
몇 번이나 가 본 방이었기에 스위치 자리는 알고 있었다.
그때였다.

"흥, 흐흐흥, 흥흥, 흥. "
크게 콧노래를 흥얼대는 소리가 등 뒤에서 들렸다.

나는 H씨를 향해
"어이구, 너무 편안한 거 아니에요? "
라고 핀잔을 주었다.

H씨는 그 출판사 방문이 처음이었고
물론 T씨를 만나는 것도 처음이었다.
일단 인사는 했지만 명함을 교환하긴커녕
아직 자리에도 앉기 전이었는데 그럴 때
온 방 안에 울리도록 크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다니 비상식적이었다.

하지만 H씨는 "뭐가요?" 라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콧노래 불렀잖아요. "
"예? 저요? 어떻게 그런 실례를 해요.
저는 지금 긴장해서 덜덜 떨리는데요. "

그러나 콧노래 소리가 들린 것은 확실했다.
담당자 T씨가 그런 행동을 할 사람도 아니거니와
그 콧노래는 굵고 거친 목소리였다.

T씨는 호리호리한 체격이니
그 콧노래가 T씨의 목소리가 아닌 것만은 분명했다.
절대로 환청은 아니었다.
게다가 한 소절이나 됨직한 길이였던 것이다.

"그래도 H씨 쪽에서 노래가 들렸으니까
H씨가 무의식적으로 부른 거겠죠. "
"저 진짜 안 했어요. "

H씨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T씨가 말했다.

"노래 안 부르셨어요?
저는 '되게 적응이 빠른 분이시구나' 했어요.
그리고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 H씨 쪽에서 소리가 났거든요. "

그러자 H씨는
"저는 진짜 아니라니까요" 하며
결국 정색을 하고 화내기 시작했다.

"진짜요? 그치만 똑똑히 들렸어요. "
나는 다시 확인했다.
T씨는 우리를 배려해서 조용히 회의실을 나가 커피를 타러 갔다.

잠시 후에 커피를 들고 돌아온 T씨는
회의실 밖에서 내 목소리가 희미하게 새어나왔다고 했다.
그렇다면 회의실 바깥 소리도 웬만큼 큰 소리가 아닌 이상
그 회의실 안에서 들리지는 않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 여자애 목소리와 굵직한 남자 노랫소리는
확실히 그 회의실에서 들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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