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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第三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63화. 아프리카에서

대학 시절 친구 Y군이
약 1년에 걸쳐
세계일주를 한 적이 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러시아에서 동유럽으로 들어가
유럽을 여기 저기 돌아보고
아프리카로 건너갔다.

그 다음, 아메리카 대륙에 가서
태평양을 횡단해 일본으로 귀국한 것이었다.

Y군은 일본에 없는 동안
오사카에 있는 자기 아파트를 친구 F군에게 빌려 주었다.

어느 밤, F군이 자고 있는데
베란다가 이상하게 시끄러웠다.
무슨 일일까 하고 베란다 문을 열어 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그 다음 순간, 시끄러운 것이 주방으로 옮겨갔다.
달그락달그락 소리가 난다 싶더니
갑자기 쏴― 하는 소리와 함께 수돗물이 나오기 시작해서
허둥지둥 수도꼭지를 잠갔다.

어떻게 수도꼭지가 저절로 틀어질 수 있을까 하고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그 후에는 다른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았다.

반년쯤 지나, 새까맣게 햇볕에 탄 Y군이 돌아왔다.
무사히 돌아온 것을 축하하며
오랜만에 Y군과 F군은 술잔을 기울였다.

그 때, F군은 문득 그날 밤 일이 생각나서
"그러고 보니까, 좀 이상한 일이 있었는데. "
라고 그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러자 Y군은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그게 언제였어? "
"8월 말쯤이었던가? "

F군이 대답하자 Y군이 말했다.
"그거, 아마 나였을 거야. "
"엑, 무슨 소리야? "

Y군은 아프리카 케냐에 갔을 때
전염병에 걸렸다고 한다.
병원에 실려갔지만 의사가,
잘못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그 때 Y군은 몽롱한 정신으로
오사카의 내 아파트에 가고 싶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고 한다.

그리고 너무나도 목이 말랐다.
물 먹고 싶다, 물 먹고 싶다 하면서
가위를 눌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정말 아파트에 돌아가는 꿈을 꾸었다.
베란다에 있었는데 누가 유리문을 열어 주었다.
좋아서 펄쩍펄쩍 뛰며 집에 들어갔다.
그리운 자기 집이었다.

부엌에 달려가서 수돗물을 마시는
그런 꿈이었다.
정신이 들었을 때는 벌써 몸이 나아 있었다고 한다.

8월 29일.
일기에 그 일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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