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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第三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69화. 산꼭대기의 발소리

도쿄 최고봉인 K산의 정상 부근에 있는
산장에서 생긴 일이다.

등산 안내인 Y씨 일행이 휴식하고 있는데
측량(測量)팀이 들어왔다.
그 산 정상에서 삼각측량을 할 거라고 했다.

그 측량이라는 게, 한밤중에 한다는 것이었다.
왜냐고 물어보니, 요즘은 측량할 때
레이저를 쓰기 때문에 밤에 하는 게
더 좋다고 했다.

Y씨 일행은
"와, 밤에 하신다구요? 힘드시겠어요. "
이런 대화를 측량팀 사람들과 나누었다.

그리고 밤 늦게 측량팀 사람들이
일을 하러 나갔다.

한참 후에
"으아악―! "
하는 외침과 함께, 얼굴이 창백해진 측량팀 사람들이
혼비백산해서 산장에 뛰어들어왔다.

"왜 그러세요!? "
"아니, 이제 못하겠어요……. 측량……. "
측량팀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면서 무전기로
"오늘은 중지한다!" 라고 연락을 했다.

왠지 분위기가 심상찮았다.
"무슨 일이에요? "
"나왔어요. "

삼각측량이라서 서로 위치를 확인해 가며
측량계기를 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자박, 자박, 자박, 자박,
등산객들이 올라오는 발소리가 났다.

"이런 밤중에 등산하는 사람도 있나? "
그런 말을 주고받으며 측량계기를 들여다봤다.

자박, 자박, 자박, 자박.
발소리가 바로 앞을 지나갔다.
처음에는 등산객들이 그대로 산장에 들어갈 줄 알았는데
측량팀 앞을 통과한다는 것은 산꼭대기로 간다는 뜻이었다.

'이 한밤중에? '
이상해서 고개를 들고 조명으로 앞쪽을 비춰 보았다.
그러자 등산모자를 쓰고 배낭을 멘 남자들이
측량팀의 눈 앞을 말 그대로 '통과'하고 있는 것이었다.

"히익―! "
놀라서 조명을 밑으로 내렸는데
등산객 남자들의 하반신이 없었다.

그런데도 발소리는 여전히 들리는 게 아닌가.
자박, 자박, 자박, 자박…….

"으아아악―! "
그리고 측량팀은 비명을 지르며 산장에 뛰어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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