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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第三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70화. 검은 덩어리

출판사에 근무하는 T씨의
2년 전 체험이다.
(※'신미미부쿠로 세번째 밤'은
1999년에 출간되었음.)

T씨가 사는 집은
5층 아파트의 5층에 있다.

어느 초여름밤,
에어컨을 켤 만큼 덥지는 않아서
남쪽 창문을 열어놓고 잤다고 한다.

낮 시간에는, T씨네 아파트 남쪽에 있는 언덕을 향해
나란히 늘어선 집들이 그 창문으로 보인다는데
그 언덕 높이는 T씨네 아파트와 비슷하다고 한다.

침대에 누워서 좀 있으니,
그 남쪽 언덕 방향에서 엄청난 기세로
뭔가가 날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뭐지? 느낌이 안 좋은데.
도대체 저게 뭐야? '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것이 T씨네 집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왔다.

T씨는 놀라서 허둥지둥 일어나
열어 둔 창문을 닫으려고 뛰어갔다.

그러나 그 뭔가가 T씨보다 한 발 빨라서
부앙 소리를 내며 창문으로 날아들어왔다.

T씨는 그것이 한 아름쯤 되는
새까만 덩어리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 때, T씨 옆에서 새근새근 잠들어 있던 부인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T씨가 닫으려고 했던 창문을 확 열어젖혔다.

그리고 덩어리가 다시 창문으로 나가자마자
창문을 닫고 잠금장치를 걸었다.

그 순간, T씨 부부는 휴우 하고 한숨을 쉬고는
"뭔지는 몰라도 날아서 들어왔지? "
하며 서로 얼굴을 마주봤다고 한다.

나중에 부인에게서 듣기로는
T씨가 창문을 닫았을 때, 부인은
그 검은 덩어리가 방 안에 눌러앉을 거라는 느낌이 들어서
서둘러 창문을 열고 검은 덩어리를 밖으로 내보낸 것이었다고 한다.

이듬해 여름,
"그러고 보니까 작년에 그런 일이 있었지" 하고
둘이서 이야기를 했다.

"엄청 큰 검은 덩어리였지. "
T씨의 말에 부인이 툭 던지듯 말했다.
"무슨 소리야? 머리 긴 여자였어. "

그 말을 들었을 때, T씨는 다시 한 번 오싹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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