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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第三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75화. 할머니가 온다

Y씨의 친척 중에 F씨라는 노인이 있다.
그 F씨의 이야기다.

어느 날, F씨의 부인이 돌아가셨다.
F씨는 툭하면 부인에게
폭력을 휘두르던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원망하는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죽어간 할머니가 Y씨는 너무나도 가여웠다고 한다.

외톨이가 된 F씨에 대해서도, 냉정하지만
모두들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어느 날, 그런 F노인이
Y씨의 아버지를 찾아왔다.
그리고 부탁이 있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무슨 일이세요? "
"당분간 너희 집에서 재워 줄 수 없겠냐?
안된다면 우리 집에서 같이 자 다오. "

같이 술이라도 마시자는 거라면 이해하겠는데
재워 달라는 둥 자기 집에서 자자는 둥 하는 것은
뭔가 이상했다.

"도대체 무슨 일인데요? "
재차 물으니, 혼자 자는 것이 무섭다는 것이었다.

"매일 밤마다 죽은 할망구가 나와.
그래서 내 머리맡에 떡하니 앉아갖고선
입을 꼭 닫고 내 목덜미나 팔이나, 온 몸을
여기저기 찰싹찰싹 손바닥으로 때려.
그게 무서워서 잠을 잘 수가 있어야지.
부탁 좀 하마. 하룻밤이라도 좋으니까……. "
평소에는 난폭한 F씨가 이마를 방바닥에 붙이고 굽신거렸다.

돌아가신 할머니는, F씨가 지금까지 한 짓에 대해
참회하는 마음이 보여주는 환영(幻影)일 것이다.
그러나 독거노인이 된 친척을 매몰차게 내치기도 불쌍해서
Y씨의 아버지는 하룻밤만 F씨 집에서 자기로 했다.

그날 밤, 아버지는 F씨 옆자리에 이불을 깔고 잤다.
한밤중에 시체 냄새같은 기분나쁜 악취가
코를 찔러서 잠이 깼다.

그리고
"으으윽~, 으으윽~, 그만해애~. 때리지 마. 으으~ "
하는 무시무시한 소리가 났다.

옆자리를 보니, F씨가 이불을 걷어내고 주저앉아 있었다.
그와 동시에 찰싹, 찰싹, 찰싹 하는 묘한 소리도 들렸다.

그 소리가 날 때마다 F씨는
"그만해. 건드리지 마" 라고 하면서 팔을 휘젓고,
보이지 않는 손을 필사적으로 뿌리치고 있었다.

그것은 F씨 말대로 돌아가신 할머니가
차가운 손으로 F씨의 몸을 때리는 소리였을까…….

Y씨의 아버지 눈에는 사람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단지 찰싹, 찰싹, 찰싹 하고
피부를 가볍게 때리는 소리만 계속 들린 것이었다.

아버지는 너무 무서워서 도망쳐 나왔다고 한다.
그 뒤로 두 번 다시 F씨의 집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다만, F씨는 살아 계신다.

"아마 그 할아버지 집에는, 돌아가신 할머니가
지금도 매일 밤이면 밤마다 때리러 오시겠죠. "
라고 Y씨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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