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저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무단번역이므로
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第三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81화. 원령(※)의 숨결

※원문은 '모노노케(もののけ, 物の怪 :
사람을 괴롭히는 사령(死靈), 귀신.
출처 : 다음 일본어사전)'입니다.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가
'원령공주'로 번역되었기에
여기에서도 '원령'으로 옮겼습니다.
'사람을 괴롭히는 영'이라는 의미는 일치한다고 봅니다.

어느 여름, 일러스트레이터 O씨가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었다.
피곤한데도 어째서인지 정신이 예민해져서 뒤척이고만 있었다.
그날 밤은 달도 없어서
방 안이 칠흑같이 캄캄했다.

그 암흑 속에서
하악―, 하악― 하는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그 방에 있는 것은 O씨 뿐이었다.
대체 이건 누구의 숨소리일까 하고 생각하니 무서워졌다.

그 숨소리도 왠지 사람보다는 짐승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자 하악―, 하악― 하는 숨소리가 움직이기 시작해서
점점 O씨에게 다가왔다.

'제발 살려줘! '
그렇게 생각할 틈도 없이, 몸이 가위에 철컥 눌린 듯이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하악―, 하악― 하는 그 숨소리가
무언가의 기척과 함께 O씨의 귓가까지 왔다.

'누구야! '
소리를 지르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하악―, 하악― 하는 숨소리가 점점
우―, 우우― 하는, 동물이 으르렁대는 듯한 소리로 변해 갔다.
도대체 거기엔 뭐가 있을까?

O씨는 조심스레 눈을 떴다.
몸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은 눈밖에 없었다.
천장…….
딱히 이상한 것은 없었다.
눈을 이동시켰다.
벽장……, 책상 위……, 미닫이문……, 이상 없다…….
그러나 우우우― 하는 동물같은 신음소리는
여전히 귀에 울렸다.

딱 한 군데, 눈으로 보지 않은 장소가 있었다.
베갯머리.
자기 머리 위였다.
살며시 눈길을 머리맡으로 향했다.

있다!
어둠보다도 더 검은 것이!
왠지 커다란 털북숭이 짐승같은,
크게 부릅뜬 눈 두 개가 있다.
그것이 O씨를 뚫어지게 들여다보고 있었다.

우우우―, 우우우―.
그 놈이 숨을 쉬고 있는 것이었다.
명백히 그것은 살아 있었다.

'으아악! '
죽는다고 생각한 순간, 가위가 풀렸다.
기겁해서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썼지만
그 으르렁대는 소리는 한참 동안 그치지 않았다.

O씨는 아침이 될 때까지 계속 떨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그 이상한 검은 것은 사라지고 없었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05-20 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