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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第三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82화. 하얀 원기둥

K코 씨가 친구 집에서 잤을 때 일이다.
그 친구의 아파트는
사이타마(埼玉)현 카스카베(春日部)시의
역 근처에 있었다고 한다.

친구는 자기가 늘 자던 자리를
K코 씨에게 양보하고
그날 밤은 거실 소파에서 잤다.

K코 씨는 밤중에 잠이 오지 않아서 뒤척이고만 있었다.
그런데 문득 그 방과 맞닿은 거실에서 자고 있는
친구의 다리가 보였다.
그 다리께에 이상한 것이 서 있었다.

그것은 높이 80cm 정도 되는
새하얀 원기둥 같은 것이었다.

그 원기둥은 마치 삶기라도 하는 것처럼
크고 작은 거품이 무수히 올라왔다가 훅 가라앉았다.
거품같은 것이 부글부글 솟고는 가라앉는
그런 액체 덩어리가 원기둥 모양으로 서 있는 것이었다.

그것이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거품의 영향을 받고 있는지,
10cm 안팎으로 길어졌다 짧아졌다 하고 있었다.
마치 몸이 액체로 이루어진 생물 같았다.

K코 씨는 처음에, 이건 헛것이 보이는 거라고
자기 자신을 설득하려 했다.
그때, 창문 밖으로 전차가 지나갔다.
차창에서 나온 빛이 친구 집의 어두운 거실에 흘렀다.

그 빛이 반사되었다.
역시 그것은 거기 있었다.

기둥은 느릿느릿 친구에게 다가갔다.
기둥 바로 앞에는 잠든 친구의 다리.

'앗! 덮친다! '
K코 씨는 기절했다고 한다.

아침에 눈을 뜨니 친구가 무사해서
'아아, 그건 꿈이었구나' 하고 안심했다.
그런데 친구가 묘한 말을 했다.

"나, 이상한 꿈 꿨어. "
"응? 어떤 꿈? "

"그게 있잖아, 모습이 안 보이는 짐승같은 게
날 덮쳐서 온 몸에 딱 달라붙어 있는 꿈이었어.
그게 왠지 이상하게 리얼해서 아직 감촉이 남아있는 것 같아. "

K코 씨는 그 말을 들은 순간,
그 이상한 하얀 원기둥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가 밀려들었다.

물론, 그 이야기는 친구에게 할 수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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