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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세번째 밤(第三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84화. 고양이 소리

T씨가 집에 가던 도중,
묘한 고양이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는 하울링(howling)도,
발정기 울음소리도 아니어서
도대체 뭘까 하면서 모퉁이를 돌았다.

그러자 골목길 한복판에,
흰 바탕에 검은 얼룩이 있는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쓰러져 있는 것이었다.
움찔움찔 경련하는 빈사(瀕死) 상태였다.

그 고양이 곁에, 털 색이 같은 어미 고양이와
다른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바싹 붙어 있었다.
그리고 이상한 고양이 소리는
그 붙어있는 어미 고양이가 내는 것이었다.

쓰러진 고양이는 이미 가망이 없는 상태라서
T씨는 어미 고양이에게
"안됐지만 남은 애를 잘 키워 줘라. "
라고 말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그대로 자기 아파트에 갔지만
역시 그 울음소리가 마음에 걸려서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는 김에
다시 고양이가 있던 장소에 갔다.

아기 고양이는 이미 죽어서 경직되어 있었는데
가족 고양이 두 마리는 아직 거기 남아서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

"얘는 죽었으니까 이제 포기해. "
T씨는 고양이들을 위로해 주었다.

다음날, 회사에서 일하다가 퇴근이 늦어질 것 같아서
자기 집의 자동응답 전화기에 녹음된 메시지가 있는지 들어 보았다.
그랬더니 아무래도 알아들을 수 없는 게 1건 있었다.

아파트에 도착해서 다시 그 자동응답기 메시지를 들었는데
한 마디, "야옹―" 하는 소리가 났다.
아무리 들어 봐도 고양이 소리였다.

이상해서 친구 몇 명에게 아무 설명 없이
그 테이프를 들려준 결과, 하나같이
"뭐지? 고양이 소리잖아. 이게 뭔데? "
라고 했다.

길가에 있던 그 고양이와 관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그것은 아무리 들어 봐도
고양이 소리가 자동응답 전화에 녹음되어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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