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괴담번역

괴담 신미미부쿠로 - 물보라

백작하녀 2012. 5. 22. 01:24

저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무단번역이므로
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1화. 물보라

 

지인 O씨는 어린 시절의 선명한 기억이

있다고 한다.

 

몇 살 때였는지, 아무튼 O씨는

어머니와 함께 전철을 탔다.

그리고 어느 산에 올랐다.

 

거기에 폭포가 있고, 그 부근 아이들인지

알몸으로 물 속에 들어가 첨벙첨벙 놀고 있었다.

O씨는 물가에 서서 그걸 보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일으킨 물보라를 온 몸에 뒤집어썼다.

 

O씨 옆에 어머니가 있었고,

"어이―" 하고 부르는 소리에 어머니가 돌아봤다.

어머니를 부른 사람은 어머니의 친구 같았다.

어머니와 그 사람은 왠지 즐거운 듯이 이야기꽃을 피우던,

그런 기억이다.

 

물보라의 느낌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서

자주 어머니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어머니는 그런 기억이 없다고 한다.

 

"널 데리고 여행 간 적은 한 번도 없어.

네가 태어난 뒤에는 너무너무 바빠서

여행 같은 건 할 시간이 없었으니까. "

 

그러나 O씨의 기억은 너무나도 선명한 것이었다.

최근에 한번 더 어머니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잠시 생각에 잠겼던 어머니가

 

"아, 그러고 보니 딱 한번 갔지, 갔어. "

하고 기억해 낸 것이었다.

 

벌써 오래 전이 된 옛날에, 회사 동료들이 모여서

카와치이와후네(河内磐船)로 힐링(healing)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고 한다.

확실히 폭포가 있었고, 동네 아이들이 물놀이를 했다고 한다.

 

"거봐, 역시 갔잖아. "

O씨가 무릎을 탁 치자,

 

"그런데 너는 안 갔어. "

라고 어머니가 말했다.

 

"너희 누나가 태어난 지 얼마 안됐을 때였으니까

너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어. "

 

그 말을 듣고 보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기억 속에서, 어린 O씨는 항상 어머니 옆에 서 있었다.

어머니에게 안겨 있거나 손을 잡은 기억은

전혀 없다고 한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05-20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