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저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무단번역이므로
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3화. 어서 자라

 

직장여성 I씨의 부모님 댁은

후쿠이(福井)현 후쿠이(福井)시의

오래된 집이라고 한다.

 

I씨가 네다섯 살 무렵,

I씨의 방은 집 북쪽에 있는

다다미 4장 반(※1)만한 방이었는데

2층 침대 위쪽에 언니, 아래쪽에 I씨가 잤다고 한다.

 

※1. 약 7.29㎡, 약 2.2평.

 

어느날 밤, "어서 자라" 라는 소리에 문득 잠이 깼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아닌 낯선 목소리.

 

등 뒤에서 들린 것 같은 느낌에 돌아누웠다.

꼬마전구 빛에 방 안 풍경이 보였다.

 

'어? '

평소에는 벽이었던 곳에,

낡은 와시(※2) 같은 것이 발라져 있었다.

 

※2. 와시(和紙) : 우리나라의 한지 같은, 일본의 전통 종이.

 

거기에 여자 얼굴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눈을 부릅뜨고 뭔가를 노려보는 듯한 무서운 얼굴.

여자의 머리카락은 길게 축 늘어졌고

눈은 멀리 있는 뭔가를 보고 있었다.

그 그림은 빨간색과 오렌지색, 파란색 등 선명한 색채였고

주위에는 흘려 쓴 글씨로 어려운 글자가 적혀 있었다.

 

어린 마음에도 굉장히 오래된 것이 거기 나타났다는 느낌에

겁이 나서 다시 벽을 등지고 누웠다.

그랬더니 아침이었던 것이다.

 

'어? 벌써 아침이야? '

이상하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벽을 봤더니,

와시도 여자 얼굴 그림도 이미 없었다고 한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05-20 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