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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5화. 고향집에 사는 것 ①

 

Y코 씨의 고향집은 오사카 시내에 있다.

무척 오래된 집인데,

공습으로 주위가 잿더미 벌판이 되었을 때도

그 집만 타지 않고 오도카니 남아 있었다고 한다.

 

Y코 씨는 한 살 많은 언니가 있어서

어렸을 때는 늘 함께 놀고, 같이 잤다고 한다.

철이 들 무렵부터 그 집에 혼자 있기가

무서웠기 때문이다.

 

오래 전 기억으로는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집에, 기모노 차림의 낯선 남녀가 있었다.

한낮의 2층 복도에 그들은 나타났다.

흰 기모노를 입고 있었다.

그것이 계단을 슥― 미끄러지듯 내려와서

맞은편 벽 속으로 훅 사라졌다.

 

놀라서 "왁!" 하고 운 것이 4살 무렵,

첫 체험이었다고 한다.

 

그 흰 기모노 차림의 남녀가

이따금씩 복도를 걷는 것을 보았다.

언니도 역시 그들이 보이는지

"무서워!" 하고 둘이서 어깨를 서로 기대고 있었다고 한다.

 

집에는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계셨는데

"이런 무서운 걸 봤어" 라고 말해도

전혀 받아들여 주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날, 언니가

"우리 말고 여자애가 한명 더 살지?" 라고 했다.

흰 기모노 차림의 남녀는 어른이다.

어린애는 본 적이 없었다.

 

Y코 씨는 "어? 진짜?" 하며 놀랐다.

"우리보다 조금 어린 여자애가 있어. "

라고 언니는 말했다.

 

그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점점 겁이 나서

둘 다 으악 하며 할머니가 계신 아래층 방으로 도망치려고 했다.

 

언니는 저만치 앞서 복도를 달려가는데

Y코 씨 뒤에서도 콩당콩당 발 소리가 났다.

 

"같이 가―! "

언니를 향해 외치자, 어린 여자아이 목소리로

"같이 가―!" 하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할머니 방에 뛰어들어갔지만 그 뒤로

그 여자아이도 자주 보이게 된 것이었다.

 

단발머리, 청초한 얼굴을 한

네다섯 살쯤 된 여자아이.

그런 아이가 미닫이문 틈으로 Y코 씨 방을 들여다보곤 했다.

 

그러나 그것은 아무래도 Y코 씨가 아니라

언니를 따라다니는 것 같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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