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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7화. 고향집에 사는 것 ③

 

참조 링크 : 고향집에 사는 것 ①,

고향집에 사는 것 ②

 

어느 밤, Y코 씨는 꿈을 꾸었다.

복도에서 누가 온다.

슥, 슥, 슥.

옷자락이 끌리는 소리와 작은 발소리가

Y코 씨 방으로 다가온다.

 

정신을 차려 보니, 어느샌가

그 단발머리 여자아이

이치마츠 인형(※)을 들고 머리맡에 서서

Y코 씨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Y코 씨도 그 여자아이의 눈을 지긋이 보았다.

그랬더니 여자아이가 방긋 미소지었다.

그리고, 들고 있던 이치마츠 인형을

Y코 씨의 가슴에 톡 떨어뜨렸다.

 

그러자 그 인형이 마치 돌처럼 쑥쑥쑥 무거워져서

Y코 씨의 갈비뼈를 부러뜨릴 듯 짓눌렀다.

어마어마한 무게였다.

 

"죽을 것 같아. 이 인형 치워 줘! "

Y코 씨가 말하자, 여자아이는 그대로 방을 나갔다.

"무거워, 무거워. 치워, 치우라고!" 하며

가위를 눌리다 갑자기 눈이 떠진 것이었다.

 

'꿈인가……? '

그렇게 생각했는데, 몸에는 무거운 것이 얹힌 느낌이 있었다.

둥근 덩어리였는데 머리카락 감촉이 느껴졌다.

그것이 아직 몸 위에 얹혀 있었다…….

 

'엑, 방금 그게 꿈이 아니었어? '

그렇게 생각한 순간, 갑자기 청각이 반응했다.

꺄아, 꺄아 하는 아기 울음소리가 울렸다.

 

Y코 씨의 양 손이 저절로 아기를 안고 있었다.

말랑말랑한 살 촉감, 작은 손과 발도 있었다.

아니, 잘 보니 몸은 아기였지만 얼굴은 사악한 어른 얼굴이었다.

 

"꺅! "

소리를 지른 순간, 아기가 팟 사라졌다.

그 다음 순간, Y코 씨는 침대에서 뛰쳐나와

어머니 방에 뛰어들었다.

 

어머니는 일어나 계셨다.

암흑 속에서 우두커니 이불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방금 이런 무서운 일이 있었어!" 하고 이야기를 꺼내려는데

"너도 그랬니? 나도 방금 이상한 꿈을 꿨다."

라고 어머니도 불쑥 말했다.

 

어머니는 이런 꿈이었다고 한다.

유원지에서 단발머리 여자아이를 데리고 있었다.

여자아이를 회전목마에 태워 주었다.

 

그러자 여자아이는 꺅꺅, 꺅꺅 하며

정말로 즐거운 듯이 웃음을 띠고 있었다.

하지만 그 여자아이를 보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싫은 느낌이 들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여자아이는 즐거워 보이는데 어째서 나는

그 모습을 보는 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싫은 느낌이 드는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잠이 깼다.

'꿈이구나' 하고 안도했는데 왠지 가슴이 답답했다.

 

방 안이 왠지 이상한 공기에 휩싸인 느낌.

그러더니 갑자기 새카맣고 차가운,

어머니 말씀으로는 '사신(死神)' 같은 것이

불쑥 방 안에 들어왔다.

 

"앗! "

이불 속에서 뛰어나와 '저게 뭐야!' 라고 생각한 순간,

Y코 씨가 뛰어들어온 것이었다고 한다.

 

그때 처음으로 어머니는

Y코 씨의 동생으로 태어났어야 할 여자아이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산(死産 : 이미 죽은 태아를 분만함)되었다고 한다.

"그 애일까……. "

 

Y코 씨는 지금 도쿄에 살고 있지만

고향집에는 아직 부모님이 살고 계신다고 한다.

아직도 고향집에 가면, 묘한 것을 본다고 한다.

 

 

 

※이치마츠(市松) 인형 : 일본의 전통 인형 중 하나.

크기는 20~80cm까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는 40cm 내외가 가장 많다.

여자아이 인형은 단발머리, 남자아이 인형은 머리카락을 붓으로 그렸으나

현대에는 갈래머리, 올림머리 등 다양한 머리 모양도 만들고 있다.

 

 

 

사진 출처 : 라쿠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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