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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9화. 장교 회관

 

어느 비 오는 날, 그림책 작가 T씨가

도쿄 쿠단(九段) 근처에 있는

근대 미술관 앞에서 택시를 잡았다.

 

차를 타고 어떤 곳으로 가 달라고 했더니

택시 기사가 싫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러시죠? 뭐가 싫으세요? "

라고 묻자, 어느 날 밤중에 그 길을 지나갔을 때 이야기를 꺼냈다.

 

비는 안 왔지만 안개가 껴 있었다.

그곳에 통칭 '장교 회관'으로 불리는,

태평양 전쟁 전부터 있었던 낡은 벽돌 건물이 있다.

 

그 앞이 마침 커브길이어서

헤드라이트가 빙 돌며 건물을 비췄다.

 

그러자 군복(※)을 입은 사람들 한 무리가 보였다.

그들은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일본 왕궁 쪽을 향해 경례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들의 군복 차림을 봐서는

위관급 장교들 같아 보였다.

 

그것이 무서워서 이런 날에는 거기를 지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T씨는 약간 멀리 돌아서 목적지에 갔다고 한다.

 

 

 

※ 현재 일본 헌법에는 군대를 가지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 조항을 '평화헌법'이라고도 하지요.

전쟁을 일으킨 국가이기 때문에, 군대를 가질 수 없게 되어 있으며

자위대는 군대가 아닙니다.

따라서 '군복'이라고 하면 1945년 8월 15일 이전의 구 일본군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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