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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19화. 겹쳤다
신혼인 K씨 부부가
도쿄 네리마(練馬)구에 집을 샀다.
똑같은 집이 나란히 늘어서 있었는데
한 집만 왠지 오랫동안 빈집이 되어 있어서
가격이 쌌던 것이다.
이사 날, 짐을 넣으려고 현관문을 열었는데
순간적으로 부인은
'어머? 집을 잘못 찾았나?' 라고 생각했다.
전에 부동산 중개업자와 함께 와서 즉석에서 계약했을 때는
더 밝은 집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둘러보니 역시 그 집이었다.
'여기 맞지……? '
약간 이해가 안되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이삿짐이 점점 들어와서, 그날 밤부터 바로 잘 수 있게 하려고
제일 먼저 이불 보따리를 손님방에 갖다놔 달라고 했다.
"그럼 이제……. "
부인은 이불을 벽장에 넣기 위해
벽장의 오른쪽 미닫이문을 열려고 했다.
그 순간, 눈 앞에 여자가 보였다.
'어, 누구지? '
그렇게 생각했을 때는, 이미 그 여자가 사라진 뒤였다.
오싹했다.
왠지 그 벽장 오른쪽 문에 손을 대기가 무서워서
반대쪽인 왼쪽 미닫이문을 열고
이불을 벽장 안에 밀어넣었다.
그 후에는 아무 일도 없었지만
손님방의 벽장을 열 때는 반드시 왼쪽 문만 열었다고 한다.
왠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또 그 여자를 보게 될 거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느 밤, 남편이 술에 취해서 회사 동료를 데리고 왔다.
"이놈은 안쪽 손님방에 재워 줘. "
라고 해서, 부인은 "그래, 그래" 하며 손님방에 들어갔다.
무심코 벽장 오른쪽 문에 손을 댄 순간,
후욱― 하고 방이 약간 어두워졌다.
'어? '
아무 생각 없이 천장을 올려다봤다.
늘 보던 형광등의 모양이 달랐다.
헉 하며 뒤를 돌아봤다.
'앗! '
각목을 든, 무시무시한 형상의 남자가
지금이라도 당장 때릴 듯이 달려들었다.
눈을 감고 자기도 모르게 몸을 피했다.
그 순간, 분위기가 변했다.
방 안이 밝아지고 남자의 모습도 사라졌다.
"그 여자와 겹친 순간, 저는 그 여자가 되었던 걸까요? "
그렇게 말하며 부인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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