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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24화. 이야기 상대

 

C씨라는 사람이 휴가를 받아서

혼자 여행을 했다.

절에서 하룻밤 신세졌을 때 일이다.

 

그 절의 주지 스님이

무척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밤이 깊도록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런데 갑자기 옆방에 인기척이 났다.

그러자 주지 스님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옆방과 연결된 미닫이문을 조금만 열었다.

 

그리고 그대로 서서 문 틈으로 옆방을 들여다보며

"흠흠, 알았어요, 알았어. 잘하셨어요.

아, 괜찮아요. 좋아요, 좋아. 알았으니까 이제 가 보세요. "

하고 옆방에 있는 누군가와 꾸물꾸물 대화를 했다.

 

몇 시일까 하고 시계를 보니, 벌써 밤 1시가 넘었다.

'이 시간에 누굴까? 가족도 아닌 것 같은데……. '

 

그런 생각을 하는데, 미닫이문을 쾅 닫은 주지 스님이 돌아와서

아까 하던 이야기를 다시 이어나갔다.

그리고 1시간 정도 더 이야기를 나누고, C씨는 잤다.

 

이튿날 아침, 아침식사에 초대받았는데

그 절에 다니는 집의 부인이 찾아왔는지

주지 스님이 맞이하러 나갔다.

 

"주지 스님, 사실은 어제 한밤중에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장례 준비를 부탁드리러 왔어요. "

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현관에서 들려왔다.

 

"아, 알아요, 알아. 그 댁 할머니는 어젯밤에 여기 오셔서

나는 죽었으니까 이런저런 걸 부탁한다고 하고 가셨어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

 

그때 C씨는 지난밤 일을 떠올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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