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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48화. 신의 모습

 

직장여성 M씨는

동남아시아의 어느 섬에 자주 간다고 한다.

그 섬에 친한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 집에 묵는다.

 

어느 밤, 그 섬 주민이 아니면 참가할 수 없다는

축제에 갔다.

그 축제에는 반드시 신이 온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신의 모습을 볼 때까지

절대로 축제 장소를 떠나서는 안된다고 한다.

 

그때는 M씨의 여동생도 함께 섬에 가 있어서

M씨 자매도 섬 사람들의 민속의상을 입고

축제가 개최되는 광장으로 갔다.

 

상당히 큰 광장에 수백,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관광객은 한 명도 없었다.

그저 섬 사람들이 춤도 추고, 촌극(寸劇)도 펼치며 밤새 떠들고 있었다.

M씨는 축제 도중에 잠이 쏟아졌지만

"자지 마. 신이 오실 때까지 참아" 라고 핀잔을 맞았다.

 

벌써 밤 2시도 넘었다.

그러나 신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는지

축제 양상이 과격해지기 시작했다.

 

승려를 선두로 해서 모두가 묘지를 향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명 정도 되는 젊은이들이 묘지를 파헤쳤다.

한창 묘지를 팔 때, 군중은 악기를 두드리고 울리며

"우오오―" 하는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아무래도 가장 최근에 묻은, 되도록이면 덜 부패한

시신을 골라 파내는 것 같았다.

결국 남자 한 명의 시체를 묘에서 파내,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엮은 판자 위에 눕히고

다시 와와 하며 돌아왔다.

그리고 그 시체를 둘러싸고 또 다시

광희난무(狂喜亂舞)의 축제가 시작되었다.

 

심신상실(心神喪失) 상태가 된 사람들,

혹은 칼을 들고 자기 몸을 베거나

기절할 것 같은 사람들도 생겨났다.

그리고 그 시체를 다시 묘지에 묻었다.

 

시신을 묻고, 다시 광장에 돌아와서는

"와아아아앗―" 하고 환호성인지 비명인지 모를

엄청난 소리를 질러댔다.

"신께서 오셨다―" 라고 외치는 것이라고 했다.

 

"엥, 어디? "

M씨가 인파에 밀리면서 반신반의(半信半疑)하고 있는데

묘지 쪽에서 도깨비불 같은 노란 빛이 휘익― 다가왔다.

묘지와 광장 사이의 거리가 1km는 되는데

그것이 광장을 향해 날아왔다.

 

미쳐서 춤추는 사람들 위에서 빙글빙글 공중을 돌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그 빛을 좇아 우왕좌왕했다.

대지에서 출렁이는 듯한 사람들의 목소리!

 

"참말로 신이 있데이! "

M씨 자매는 감동하며 그 광경을 봤다고 한다.

M씨 일행이 본 빛은, 그나마 100m 거리에서 날고 있는 빛 덩어리였지만

빛 덩어리 밑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과 비교하면

축구공 크기 정도는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윽고 그 빛이 다시 묘지로 돌아가자

사람들은 흩어지기 시작했다.

슬슬 아침이 될 무렵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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