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저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무단번역이므로
저작권 문제 발생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52화. 산장 손님

 

'신미미부쿠로 두번째 밤'에서

등산 안내인의 체험담을 소개했다.

 

※참조 링크 : 두번째 밤 28화 '하이커 1'

두번째 밤 29화 '하이커 2'

 

그 등산 안내인 T씨가

그러고 보니 이런 일도 있었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T씨가 등산 안내 일을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각각 6명씩 있는 팀이 3팀, 산장에 숙박했다.

T씨는 그 중에서 한 팀을 인솔하고 있었다.

T씨가 인솔한 팀은 대부분이 그 산에 처음 온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산에는 눈이 쌓이고 눈보라가 치는 상태였다.

그러나 그다지 심한 눈보라는 아니어서

내일은 가라앉겠지 하고 다른 팀 리더와 얘기하고 있었다.

 

밤 9시쯤, 주위는 칠흑같은 어둠으로 변해 있었다.

밖에서는 바람 소리만 들렸다.

 

"내일 출발해야 되니까 오늘은 이만 잘까요? "

그런 말을 하는데, 바람 소리에 섞여

사람이 눈을 밟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올라왔네요. "

라고 누군가 말했다.

"이런 밤중에 대단하네요. "

그러자 그 발소리가 산장 바로 앞에서 딱 멎었다.

 

그리고 끼익 하며 바깥쪽 문을 여는 소리가 났다.

실내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출입문이 이중으로 되어 있어서

안쪽에 문이 하나 더 있다.

 

그 안쪽 문 밖에서

쾅 하고 바깥쪽 출입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더니

삭삭, 타닥타닥타닥,

머리에 쓴 후드와 코트에 묻은 눈을 손으로 터는 소리가 났다.

이어서 텅, 텅, 텅 하고 흙과 눈을 바닥에 두드려 털어내는 발소리.

당연히 그 다음에는 안쪽 문이 열리고 그 사람이 들어올 터였다.

 

"추운데 힘들게 오셨네요. 차라도 타 드릴까요? "

하고 누가 일어섰다.

그러나 소리가 그친 채, 아무도 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다른 팀 사람들은

마치 아무 관심도 없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확실히 누가 왔네요. "

T씨는 그렇게 말하고 안쪽 문을 열어 보았다.

현관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라? '

바깥쪽 문을 열었다.

부웅― 하고 눈보라가 얼굴을 때렸다.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서

"아무도 없던데요" 라고 T씨가 말하자

"그럼 잘못 들었나봐요" 하고 모두 웃었다.

 

그런데 잠시 있으니, 또 눈보라 속에서 발소리가 나고

점점 산장으로 다가왔다.

문이 열리고, 쾅 닫힌다.

삭삭삭, 타닥타닥타닥…….

 

"앗, 이번엔 정말 사람이 왔겠죠? "

T씨는 일어나서 문으로 갔다.

텅텅텅 하고 등산화를 터는 진동까지 전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

 

벌컥, 현관으로 나가는 문을 열었다.

아무도 없었다.

 

다른 팀을 인솔하는 베테랑 안내인이

T씨를 보며 말했다.

"이런 시간에 찾아오는 건 사람이 아니야. "

 

그날 밤에는 그 후에도 두세 번 똑같은 소리가 났다고 한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05-20 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