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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54화. 폐교(廢校)
작가 K씨가 5, 6년 전에
카메라맨 M씨와 둘이서
홋카이도(北海道)에 취재를 하러 갔다.
취재 장소는 하코다테산(函館山)
기슭에 있는 어느 초등학교였다고 한다.
다만, 그 초등학교는 폐교가 되어서
원래는 철거했어야 하지만
매우 오래된 건물이라서 보존되고 있었다고 한다.
취재 허가를 받고, 교육위원회 사람이 한 명 동행해서
잠긴 문을 열어 주었다.
학교 건물은 네모 모양(□)으로 복도가 연결되어 있었고
그 네모 모양 가운데는 안뜰이었다.
그렇지만 그다지 큰 학교는 아니었고
안뜰 넓이는 테니스 코트 정도였는데
그곳에는 사람 키보다 큰 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폐교된 지 5년쯤 됐어요. "
교육위원회 사람이 설명해 주었다.
안에 들어가니 공기는 탁했고, 복도에는 먼지가 소복했다.
카메라맨 M씨는 즉시 사진 찍을 자리를 찾아 복도를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K씨도 교내를 둘러봤다.
취재가 끝났을 때, 카메라맨 M씨가 이상한 말을 했다.
"아까는 고마웠어. "
"어? 무슨 소리야?" 라고 물으니
"전깃불 켜 줬잖아" 라고 했다.
남향으로 된 부분은 창문에서 햇빛이 들어와 밝았지만
북향인 쪽은 깜깜했다.
그런데 M씨가 복도를 걷고 있으니
복도 전깃불이 켜져서 밝아졌다.
'아, K씨가 켜 줬구나. '
그렇게 생각하고 사진을 찍었다.
또 다음 장소로 이동하려고 복도 모퉁이를 돌자,
조금 전에 있던 자리의 불이 꺼지고
M씨가 향하는 쪽 복도와 교실에 불이 켜졌다.
그런 일이, 사진을 다 찍을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는 것이었다.
정성을 기울여 사진 찍는 모습을 보고 도와준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M씨도 고맙다고 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K씨는 그런 일을 하지도 않았고
교육위원회 사람도
"경비용 전기는 현관에 연결되어 있지만
그 외에는 학교 건물 전체에 전기가 끊겨 있어서
전깃불은 켜지지 않아요" 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K씨도 이상하다고 느낀 점이 있었던 것이다.
먼지투성이 교실과 복도.
그러나 1층에 있는 교장실만 먼지, 티끌 하나 없이
바닥에는 왁스칠까지 되어 햇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책상 위도 광이 날 만큼 잘 닦여 있었다.
바로 방금 전까지 깔끔한 교장 선생님이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분위기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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