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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57화. 두 줄기 연기


통신회사 대표를 맡고 있는 K씨라는 사람이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K씨의 고향 집은 톳토리(鳥取)현이라고 한다.

꽤 오래 전 어느 여름날, 고향에 갔다.

그날 밤에는 친구 집에서 잤다고 한다.


한밤중에 문득 가슴이 답답해서 잠이 깼다.

천장에 달린 꼬마전구만 켜져 있어서

방 안이 흐릿하게 보였다.

그런데 발 쪽에 깔린 다다미 가장자리에서

연기 같은 것이 슉슉 나오고 있었다.

'불이 났나? '

라고 순간적으로 생각했지만, 그런 건 아니었다.

그 연기는 위로 올라가지 않고 어떠한 형태가 되어 갔다.

이번에는 또 머리맡에서 기척이 나서 그쪽으로 눈길을 주니,

연기가 한 줄기 더 있었다.

마찬가지로 무슨 형태를 갖추기 시작해서

연기가 사람 모양이 되었다.

'할아버지랑 할머니다. '

왠지 그런 직감이 들었다.

이윽고 그 흐릿한 두 사람 같은 것이

소리도 없이 훅― 하고 K씨에게 다가왔다.

그 순간부터 K씨는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가 K씨를 덮쳐 눌렀다.

그리고 어깨 쪽을 흔들흔들 흔들었다.

할머니라고 느껴지는 것은

K씨의 옆구리 쪽을 만지고 있었다.

필사적으로 K씨를 깨우려고 하는 것 같았다.


'나 안 잔다고! '

라고 마음 속으로 외친 순간,

갑자기 몸에 자유가 되돌아왔다.

흐릿한 노인 두 사람은 각자가 나온 위치로 다시 돌아가더니

흰 사람 모양 연기가 되었다가

평범한 연기가 되어서

조금 전에 나온 순서를 거꾸로 되감듯이

다다미 속으로 쑤욱 빨려들어가듯 모습을 감추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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