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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58화. 굿은 소용없다


A씨는 옛날에 구제 옷가게에서 일했다.

오사카(大阪)의 아메리카무라(アメリカ村)에 있는 가게였는데

의외로 미군 보급품 등이 제법 들어왔다.

즉, 미국 육군이나 해병대 등의 얼룩무늬 군복을 취급하는 것이었다.


그 때, 점장이 A씨에게

그 군복들을 꼼꼼히 세탁하도록 교육했다고 한다.

이 군복들은 피가 묻어 있는 경우가 있으니

특히 핏자국은 흔적도 없이 지우라고.


어느 날 밤, A씨는 가게에 남아서 전표 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분명히 아무도 없을 2층에서

덜그럭덜그럭 상품 분류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고 보니 그 날 새로 미군 얼룩무늬 군복이 대량으로 들어왔는데

그것이 그대로 2층에 놓여 있었다.

분명히 점장이 남아서 포장을 풀어 분류를 시작한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분류작업 소리가 끊기고

쿵, 쿵, 쿵 하면서 A씨의 등 뒤에 있는 계단을 내려왔다.

그리고 그 발소리가 바로 뒤에 와서

어깨 너머로 A씨의 손 쪽을 보는 것이 느껴졌다.


'이건 점장님이 아니야. 뭔가 달라. '

A씨는 뒤를 돌아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문득 그 기척이 멀어지더니

다시 쿵, 쿵, 쿵 하고 계단을 올라갔다.

'역시 점장님일까? '

그렇게 생각하고 A씨는 뒤를 돌아보았다.


얼룩무늬 군복에 방탄모를 쓴 미군 병사 같은 뒷모습이

계단 위로 사라지려는 참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다음날 아침, 점장에게 그 일을 보고했다.

그러자

"사실은 그런 일이 예전부터 몇 번 있었데이.

군 보급품은 원래 주인이 다쳤거나 훈련중에 목숨을 잃은

그런 물건이 많다 아이가.

분명히 어제 그건, 자기가 입던 군복을 찾고 있었는 기다. "

라고 점장이 말했다.


"그러면 굿이라도 해야죠. "

라고 A씨가 말하자, 점장은 굿이 소용없다고 말했다.

"굿은 몇 번이나 해봤다.

근데 있잖아, 굿을 해도 그 다음에 군 보급품이 들어오면

똑같은 일이 생긴데이. "


굿은 소용없다.

그러니 최소한 세탁이라도 깨끗이 해서

핏자국을 흔적도 없이 지우도록 신경쓰고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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