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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73화. 영정 사진

N씨는 오사카에서 비디오 제작 일을 한다.

미나미에 있는 스튜디오에 자주 틀어박혀서
날이 샐 때까지 비디오 편집을 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그 스튜디오가 있는 빌딩이
왠지 묘하다고 한다.

밤중에 남아 있으면
그 스튜디오 외에는
분명히 사람이 없을텐데 인기척이 난다.

사람 발소리가 뚜벅, 뚜벅 복도에 울린다.

비디오 편집기나 컴퓨터도
고장이 난 것도 아닌데
작동이 안 되거나 에러가 나는 일이 빈번하다.

비디오 데크는 연달아서 망가졌다.
하나같이 원인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도와주러 온 스태프는

"누가 온 거 아니에요? "

라며 뒤를 돌아보고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곤 했다.

그 빌딩의 현관 옆에는
물이 나오는 샘이 있는데
그 위에 제단이 있었다.

한 달에 몇 번씩
제단 앞에 스님이 서서 불경을 외기로
정해져 있는 모양이다.

도대체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N씨도 모른다고 한다.

어느 날, N씨에게 친구가 전화를 했다.

"아는 사람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내일 장례식을 비디오로 찍어 달래. "

장례식 비디오 같은 건
그다지 찍고 싶지 않았지만
친구가 간곡히 부탁해서
의뢰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고인은 교토 우즈마사에 사는 요리 연구가였는데
초로의 여성이었다.

제단에 놓인 영정 사진이
무척 온화하고 상냥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비디오를 촬영하면서
뭔가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 날 밤, 장례식에서 찍은 비디오
편집 작업을 하고 있었다.

모니터 화면 가득히
그 여성의 영정 사진이 펼쳐졌다.

모니터로 봐도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푸근했다고 한다.

음성 스피커에서는
불경 읽는 소리가 흐르고,
온 스튜디오 안에 그 소리가
스며드는 것 같았다.

그 다음날부터는
스튜디오에서 묘한 느낌이 없어졌다.

공기가 달라졌다고 한다.

'이 방이 이렇게 밝았었나? '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장비가 고장나는 일도 없어졌다.

얼마 후에는
그동안 제단 앞에서 불경을 읊던 스님도
오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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