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신미미부쿠로 - 빈 집 촬영

저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무단번역이므로
저작권 문제 발생 또는 신미미부쿠로 정식발매시 삭제합니다.

신미미부쿠로(新耳袋) - 현대 백물어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 나카야마 이치로
카도카와 문고

제74화. 빈 집 촬영

어느 TV 드라마 촬영팀이
도쿄 마치다의 주택가에 갔다.

비슷한 모양의 주택이 늘어서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빈 집이어서
그 집을 빌려 촬영했다고 한다.

드라마 각본을 담당한 T씨가
촬영 현장을 견학하러 갔다.

촬영은 집 안뜰에서 진행하고
거실을 배우 대기실로 썼는데
그 거실에 T씨가 들어갔을 때는
메이크업 담당자가 스태프들과 배우들을 모아 놓고
무슨 이야기를 소곤소곤 하고 있었다.

"뭐 해? "
라고 T씨가 묻자, 메이크업 담당자가
거실 옆에 있는 일본식 다다미 방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 방, 이상해요. "
라고 했다.

바로 조금 전까지 그 다다미 방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렸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말다툼 같은 소리였다고 한다.

'뭐 때문에 싸우는 거지? '
라고 처음에는 생각했는데
그 방에는 분명히 아무도 없을 거라는 게 생각났다.

확인해 보려고 미닫이문에 손을 대고
스윽― 열었는데
냉기가 온 몸을 덮치듯이 훅 끼쳐 와서
소름이 돋았다.

물론, 사람이 있지도 않았다.

촬영 도구와 스태프들의 짐만 놓여 있었다.

그런데 거실에 있으면 또 다시
사람이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T씨도 그 방을 들여다봤는데
별로 이상한 점은 없었다.

"그럼, 또 무슨 일이 있으면 알려줘. "
라고 메이크업 담당자에게 말해 놓고
T씨는 안뜰에 가서 촬영 현장을 견학했다.

한동안 있으니
메이크업 담당자가 살그머니 다가와서

"지금, 그 다다미 방 창호지 문에
사람 그림자가 서 있는 게 보여요. "
라고 귓속말을 했다.

T씨는 즉시 보러 갔지만
사람 그림자는 사라지고 없었다고 한다.